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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집에 살고 싶어? 난 카라바조 벽화가 있는 집!

Created
202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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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aravaggio, Jupiter, Neptune and Pluto (ca. 1597). Collection of the Villa Aurora.
'빌라 오로라'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저택이 매물로 나왔습니다. 내년 1월 18일에 경매에 부쳐지게 되는 이 집의 경매시작가는 무려 약 6300억 원 (€471 million) 입니다. 이 집을 사면 덤으로 오는 그림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바로크 화가,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가 그린 세상에 단 하나뿐인 벽화입니다. 카라바조는 그가 아니었으면 우리는 빛과 어둠을 지금처럼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될 정도로 미술사에 큰 영향을 끼친 작가입니다.
이 경매에 경쟁이 붙는다면, 이 저택은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집으로 이름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카라바조의 벽화만 해도 감정가가 4200억 원에 달합니다. 이 감정가의 문제라면, 카라바조가 다른 벽화를 그린 것이 없어 가격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점과 작품을 포함한 공간의 유지보수 비용만 약 150억 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입니다.
저택은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을 설계한 건축가, 앙드레 르 노트르가 디자인한 정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곳곳에 배치된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 조각과 조경으로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 중 하나로 꼽힙니다. 2010년부터 투어를 통해 빌라 오로라와 정원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카라바조에게 자신의 저택 천정화를 맡긴 사람은 중요한 후원자이자 컬렉터였던 프란체스코 마리아 델 몬테 추기경입니다. 1597년에 당시 카라바조는 20대의 젊은 화가였죠. 1621년에 로마의 재력가 루도비시 가문이 추기경으로부터 저택을 구매한 후 4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역사적인 저택을 같은 가문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저택의 실소유자였던 루도비시 가문의 후손이 2018년에 사망한 후 가족은 이곳을 판매하여 재산분배를 하려는 계획을 실현하기로 합니다. 경매에 내놓기로 결정되기 전에 빌 게이츠가 저택을 구매하려고 시도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서 깊다 해도 개인 소유이기 때문에 이탈리아 정부가 건물의 판매를 막을 수는 없지만, 판매가가 결정될 경우 정부가 같은 가격으로 먼저 구매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엄청난 가격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이탈리아 정부가 감당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