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e: A drone picture shows the scene of an explosion at the seaport of Beirut, Lebanon, August 5, 2020. (AP Photo/Hussein Malla)
베이루트 폭발 사건2020년 8월 4일, 레바논의 수도인 베이루트의 시내 인근 항구인 베이루트항에 보관된 질산암모늄이 폭발해 도시 전체에 충격파가 몰아쳤습니다. 폭발의 여파로 수많은 건물이 파괴되고 최소 200명이 숨지고 6,000명이 부상당했으며 30만 명이 집을 잃었습니다. 핵폭탄으로 인한 것이 아닌, 역사 상 가장 큰 규모의 폭발사건입니다.
문화 분야의 대응이 사건으로 레바논은 정치적, 경제적 혼란을 겪었습니다. 베이루트 시민들이 느꼈던 최초의 슬픔, 충격, 혼란은 예방할 수 있었던 재난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한 정부에 대한 분노, 원한, 책임에 대한 요구로 대체되었습니다. 사건 이후 1년이 지난 지금, 이를 복구하기 위해 문화 분야가 어떤 행동에 나섰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레바논 정부는 이 참사의 진정한 원인 규명에 침묵을 지켰지만, 런던의 콜렉티브 그룹인
포렌식 아키텍쳐 Forensic Architecture
는 조용히 있지 않았습니다. 포렌식 아키텍쳐는 런던의 골드스미스 대학에 거점을 두고 있는 건축 스튜디오이자 인권 침해 조사단입니다. 이들이 발표한
는 다양한 매체에서 나온 비디오, 사진, 문서를 참고 자료로 삼아 설득력 있는 사건의 타임라인과 3D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오픈소스 지도에서 창고 주변을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카메라를 찾아내 다각도에서 창고의 구성과 상태를 탐색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토대로 포렌식 아키텍쳐팀은 건물의 3D 모형을 만들어 질산암모늄이 저장된 곳을 재구성했습니다. 안전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은 것이 드러났고 사고는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창고 소유주들이 6년 동안 위험도가 높은 자재를 보관해온 것에 대해 감독과 벌금을 부과하지 않은 정부에 책임을 돌렸습니다.
재난 발생 나흘 후, IDAR-Jerusalem은 "위험에 처한 도시들"을 위한 디자인 솔루션을 제시하기 위해
를 시작했습니다. 이 국제 프로그램의 일환인 제 1회 피닉스상은 베이루트항을 다시 디자인하는 것을 과제로 냈습니다. 알라 아부 아와드, 마이스 바니 오데, 마즈 알말키, 디알라 안도니아로 구성된 4인조 디자인팀이 제출한 제안서가 선택되었습니다. 베이루트의 새 항구를 활기차고 자급자족할 수 있는 공원 및 시장으로 재편성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필요한 것은 쳐다보고 있을 기념비가 아니라, 음식이고 집이며 일자리다"라고 말하는 베이루트 시민들의 목소리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이루트의 건축가들이 의기투합하여
라는 이름의 자선 판매 행사를 통해 기금을 모았습니다.
의 복원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행사였습니다. 협력기관으로 마이애미 디자인이 나서 5주 간 자사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판매를 진행했습니다. 디자인 마이애미는 마이애미 뿐만 아니라 바젤과 상하이에서 디자인 페어를 개최하고 있는 영향력 있는 페어 주최기관입니다. 노만 포스터, 자하 하디드, 데이비드 아자예를 비롯한 90명의 건축가들의 하나 뿐인 핸드드로잉, 사인된 판화, 건축 모델 등 100점 이상의 작품이 출품되었습니다.
지난 1월, 베이루트에서 <상처 입은 예술 Wounded Art> 이라는 제목의 전시가 열렸습니다. 폭발로 훼손된 예술작품에 경의를 표하는 전시였습니다. 모자이크 박물관인 빌라 아우디에서 조각과 회화 컬렉션이 전시되었는데, 폭발로 인한 상처를 안고 있는 작품들이었습니다. 극적인 조명을 받고 있는 작품들과 함께 등장한 것은 레바논의 시와 산문 그리고 음악이었습니다. 전시 큐레이터인 장 루이 맹기는 이 전시의 아이디어는 예술작품을 만지지 않고 다시 만드는 데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레바논의 미술, 문학, 음악과 빛이 함께하는 전시였습니다.
레바논 문화부는 폭발이 발생한지 며칠 만에 베이루트 국립박물관을 재건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베이루트 국립박물관의 창문과 문, 보안 시스템이 심하게 파손된 바 있었지요. 이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 루브르 박물관과
입니다. 루브르와 ALIPH의 자금 지원 덕분에 작업이 거의 완료되었고 마침내 박물관이 방문객들에게 개방되었습니다. 파손된 작품 복원에 나선 것은 브리티시 뮤지엄과 국제적으로 아트페어를 개최하고 있는 TEFAF (The European Fine Art Foundation)입니다. TEFAF의 경제적 후원과 브리티시 뮤지엄 복원전문가들의 기술을 통해 베이루트 대학 고고학 박물관에서
깨진 유리 화병 여덟 점을 복원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