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Art Basel 2021 in Switzerland, courtesy of Art Basel
수많은 아트페어 중에서 스위스에서 열리는 아트 바젤은 오랫동안 정상을 지킨 무용단의 수석무용수 같은 존재입니다. 바젤이라는 스위스의 조용한 도시가 일주일 간 큰 돈과 역시 큰 작품이 움직이는 무대가 되어줍니다. 2020년에 취소되었다가 올해는 9월로 시기를 늦춰 돌아왔습니다. 유럽에서 판데믹 이후 일년 반 만에 시도되는 대규모 대면 아트페어로 우여곡절 끝에 이번 주에 오픈했습니다.
아트페어를 한 달 앞두고 스위스 정부가 승인한 백신 리스트에서 빠진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은 해외 접종자의 백신증명서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이후 행사 준비는 더욱 까다로워졌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EU 내에서 접종하지 않은 경우 행사 입장이 제한될 수 있다는 큰 문제가 생겼던 것이지요. 극적으로 아트페어 오픈 직전에 이 제한이 풀리기는 했지만 이미 많은 아트딜러와 컬렉터의 방문이 취소된 후였습니다.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아트페어 주최측은 참여 갤러리를 위해 19억 원 ($1.6 million) 규모의 '연대 기금'을 조성해 예상되는 손해를 보상한다는 대안을 마련했습니다.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였는데요. 실제로 이용될지는 알 수 없지만 어렵게 참여한 갤러리들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대책을 내놓아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기대와 걱정 속에 열린 오프닝은 성공적이었다는 평이었습니다. 미술계가 예전과 같은 활기를 찾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밝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아트페어 현장 뿐만 아니라 도시 곳곳에서 퍼포먼스와 애프터 파티가 열렸고 특별히 설치된 공공 미술이 등장했습니다.
판매 역시 굵직한 기록을 내었습니다. 하우저 앤 워스의 필립 거스턴 회화가 $6.5 million, 글래드스톤 갤러리의 키스 해링 회화가 $5-$5.5 million, 화이트큐브의 마크 브래드포드 회화가 $4.95 million, 레비 고비 갤러리의 엘스워스 켈리 회화가 $3.5 million, 데이빗 즈워너의 케리 제임스 마샬 회화가 $2.8 million, 페이스 갤러리의 바바라 헵워스 조각이 $1.2 million 에 판매되었다고 알려졌습니다.
전반적으로 평년보다 미국과 아시아에서의 참여도가 현저히 떨어졌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번에 참여한 중국 갤러리 대다수가 작품을 보내 부스를 설치하되 메인 스태프는 원격으로 참여하고 현장에 오지 않는 방식의 고스트 부스를 선택했습니다. 성공적인 아트페어를 자축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제 아트페어가 열리는 곳을 찾아다니며 비지니스를 하던 방식에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갤러리스트도 있습니다. 미술시장의 현재를 가늠하는 시험지가 되었던 아트 바젤. 이제 그 이후 선택과 집중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