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Beeple, Abundance. Courtesy of Nifty Gateway.
NFT 판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비플의 새로운 NFT를 구매하려고 했던 컬렉터가 판매 플랫폼 니프티 게이트웨이를 고소했습니다. 판매 방식이 불공정하다는 이유인데요. 이 사건을 들여다보면 NFT 마켓플레이스의 문제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지난 5월, 비플의 새 NFT <어번던스 Abundance> 경매에 아미르 솔레이마니 Amir Soleymani 가 참여했지만 낙찰받지 못했습니다. 그가 원했던 비플의 NFT 첫 번째 에디션은 다른 응찰자인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공동창립자 테일러 게링에게 약 14억 원 ($1.2 million)에 팔렸습니다. 경매에서 더 높은 응찰자에 의해 밀려나는 것은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이라면 예상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났습니다.
니프티 게이트웨이가 경매 참여자의 응찰 가격 순서대로 해당 NFT의 다음 에디션을 구매라는 지불 요구를 했습니다. <어번던스> NFT는 100개의 에디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랭킹 옥션 시스템을 사용하여 2번째로 높은 가격을 부른 사람부터 99번째까지 차례대로 에디션을 구매한다는 조건이 있었던 것입니다.
솔레이마니는 니프티 게이트웨이가 경매 참여자가 수락한 조건이라며 약 7억 7천만 원($650,000)을 두 번째 에디션을 위해 지불하라는 말을 듣고 반발했습니다. NFT 시장의 성격상 첫 번째 에디션이 아닌 경우 다른 에디션의 가치는 현격히 떨어집니다. 두 번째 에디션과 세 번째 에디션 가격의 차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것도 일부이고, 세 번째 에디션에 붙여진 가격표보다 훨씬 높지만 거래 가치는 비슷한 두 번째 에디션 NFT의 구매를 강요당한다고 생각한 솔레이마니는 지불하지 않겠다고 했죠. 그러자 니프티 게이트웨이는 그의 계정을 정지시켰습니다. 솔레이마니의 계정에는 이미 소유하고 있는 NFT 73개가 등록되어 있는데 이를 트레이드할 기회가 차단된 셈입니다. 솔레이마니는 이 문제를 영국 고등법원으로 가져갔습니다.
해당 경매의 특이한 구조가 NFT 시장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부각시켰습니다. 규제가 없다보니 판매 플랫폼이 수익을 최대로 창출하기 위해 룰을 정할 수 있다는 면이 드러났습니다. 참여자가 핫한 경매에 뛰어들었다가 맞닥뜨릴 수 있는 위험성을 보게한 것이죠. 아직 불확실한 점이 많은 상태에서 큰 돈이 오고가는 NFT 시장에서 계약법상의 허점과 플랫폼 사용자에게 불리한 조항들을 발견하게 되는 사건들은 앞으로 계속 나오게 될 것입니다. 이번 고소 사건이 그런 케이스 중 하나로 기록되게 될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