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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옥션의 기록적인 밤

Created
202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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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creenshot of Christie's Evening Sale on November 11th, 2021, via Christie's youtube channel
지난 주에 크리스티 옥션의 경매에 대해 이야기했었죠?
그 결과가 나왔습니다. 11월 11일은 크리스티 옥션이 경매사의 역사상 두 번째로 큰 판매 총액을 기록한 날이 되었습니다. 콕스 컬렉션 세일과 21세기 이브닝 세일이 이날 열렸는데 총 판매액이 약 8872억 원 ($751.9 million) 이었습니다. 사상 최대 판매 총액을 기록한 날은 2017년 11월 15일로,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품으로 알려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세상의 구원자>가 판매되었던 이브닝 세일이 있었습니다. 한 작품이 약 5300억 원에 팔렸으니 최고의 밤으로 불릴 만했죠.
이번에 인상주의 작품으로 이뤄진 콕스 컬렉션 세일이 기대보다 좋은 결과를 가져오면서 '인상주의, 아직 죽지 않았어'란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컬렉션에 포함된 작품이 보기 드물게 뛰어난 작품들이었기 때문에 인상주의 시장 전체를 대표하기엔 조심스러운 느낌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 미술로 치우쳐진 관심을 다각화하면서 활기를 불러온 것은 확실합니다.
가장 놀라웠던 경쟁 종목(?)은 빈센트 반 고흐의 <Jeune homme au bleuet> (1890) 이었는데요. 이 파란 꽃을 물고 있는 소년의 초상화의 예상가는 60억~80억 원 정도였으나 치열한 입찰이 이어졌고, 예상가의 6배가 넘는 약 477억 원 ($40.5 million)에 판매되었습니다. <Meules de blé>(1888)가 약 410억 원으로 반 고흐의 드로잉 최고가를 갱신했고, 기대를 받았던 <Cabanes de bois parmi les oliviers et cyprès>(1889) 역시 약 840억 원에 낙찰되어 반 고흐가 이번 경매를 밀어준 일등 공신이 되었습니다.
이에 앞서 열렸던 11월 9일 크리스티 21세기 이브닝 세일에서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의 <휴먼 원>이 약 340억 원에 판매되어 NFT 아트와 3차원의 오브제가 만나는 새로운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같은 날 피터 도이그, 니콜라스 파티, 힐러리 페시스를 비롯한 열 명의 아티스트의 최고가가 탄생했습니다.
많은 작품들이 예상을 훌쩍 넘는 낙찰가를 보여줬습니다. 2020년의 움츠러들었던 분위기가 완전히 환기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 이면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현금보다 실물 자산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반영한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이제 다음 주에 열리는 소더비 옥션에 감도는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과연 구매 열기는 계속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