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The Notre-Dame-de Paris Cathedral in Paris after a fire. Photo credit: Christophe Petit Tesson/POOL/AFP/ Getty Images.
2019년 4월에 있었던 화재로 손상을 입은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원은 1조 원에 달하는 기금을 모으면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복원의 세부사항을 결정하는 과정은 쉽게 합의되지 않았습니다. 현대화를 원하는 측과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5월에 발표된 현대적인 요소를 포함한 내부 디자인 계획안에 대해 100명이 넘는 문화계 인사들이 반대 성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목요일에 승인되어 논란이 더욱 거세졌습니다.
작년에 대성당 외관 디자인을 공모했을 때 실로 다양한 계획안이 등장했습니다. 옥상에 수영장을 만들자, 옥상숲을 조성하자, 하늘을 뚫고 나갈 것 같은 길고 뾰족한 첨탑을 만들자 등등 수많은 제안이 나왔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지를 표시했던 현대적인 디자인은 결국 거센 반대에 부딛혀 무산되었고, 고딕 건축 양식을 따르는 일관성 있는 모습으로 복원하는 계획이 채택되었습니다. 대성당의 외관은 그렇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모습으로 돌아가기로 결정되었습니다.
내부 디자인은 또 다른 문제였지요. 이 계획을 맡은 질 드루앵 신부가 진행한 지난 5월의 프레젠테이션이 유튜브에 공개되어 있어 누구나 볼 수 있습니다. 대성당의 중앙을 채우고 있었던 벤치들을 치우고 움직일 수 있는 의자를 설치하여 미사가 없는 주중에는 방문자들이 자유롭게 걸어다닐 수 있게 한 것이 제안된 변화 중 한 예입니다. 제단의 위치를 바꾸고, 고해 성사실은 일부만 남기고자 하고 있고요. 이번 계획은 지난 세기 동안 급격히 늘어난 방문객들을 수용하기 위한 절충안이라고 밝혔습니다. 방문객 대부분이 크리스찬이 아닌 것을 감안하여 다양성을 포용하고자 한다는 의도를 설명했지요. 전세계에서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성경 문구를 여러 언어로 번역해 벽에 영사하는 장식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추상적으로 구름을 표현한 현대적인 스테인드 글래스 창문 설치도 계획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디자인 계획안 승인에 역사학자, 건축가, 비평가 및 정치인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터뜨렸습니다. 한 건축가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디즈니랜드로 만들려고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해외 관광객을 위한 테마파크를 건설하는게 아니라 성당의 본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지요. 복원 계획은 성당 건물 밖과 안을 조화롭게 연결하는 디자인이 되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드루앵 신부는 지난 8세기 동안 노트르담 대성당은 가톨릭 교회가 전통을 갱신하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왔다고 설명하며 이번 계획안이 급진적인 것이 아님을 강조했습니다. 내부에 설치되었던 작품 대부분이 당시를 살고 있던 아티스트들이 만든 것이며 그와 함께 시대 정신을 품고 있는 곳이라는 것이죠.
노트르담 대성당의 재건을 파리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2024년까지 완료하겠다는 목표가 있는 만큼, 이러한 논의를 빠르게 정리하고자 하고 있지만 어느 한 쪽도 쉽게 물러설 것 같지 않습니다. 전통과 혁신, 과연 무엇이 노트르담 대성당의 미래를 위한 것일까 생각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