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Still from a video showing Typhoon Lupit damaging Yayoi Kusama's Pumpkin (1994)
지난 주 아트뉴스를 큼지막하게 채운 사진 한 장은 바다 위에 둥둥 뜬 호박이었습니다. 바로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작인 호박 모양 조각상입니다. 거친 파도 속에서 이리저리 쓸려다니는 이 조각상을 찍은 비디오와 사진들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8월 9일, 태풍 루핏이 나오시마가 있는 일본 남서부에 상륙해 폭우와 세찬 바람이 몰아쳤습니다. 쿠사마의 <호박>은 나오시마 부두 끝에 설치되어 있었는데 태풍으로 인한 거친 파도가 밀려오자 부두에서 분리되어 바다로 떨어졌습니다.
문제의 <호박>은 '일본의 예술섬'이라고도 불리는 나오시마의 베네세 아트사이트에서 전시 중인 작품입니다. 1994년에 설치된 이 작품은 쿠사마가 처음으로 제작한 야외 조각품입니다. 커다랗고 검은 물방울 무늬와 대비되는 경쾌한 노란색 호박이 푸른색 바다를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어 기념사진을 남기는 관람객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높이 2 미터, 너비 2.5 미터 크기의 작품이 이번 일로 크게 손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호박>을 소장한 베네세 아트사이트는 태풍으로 인해 훼손된 조각을 복원하기 위해 철거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작품이 제 모습을 되찾는대로 돌아올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