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Sunflowers (1889), Vincent van Gogh, credits: Van Gogh Museum, Amsterdam (Vincent van Gogh Foundation)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이 영국 향수 브랜드, 플로럴 스트리트와 함께 향수 라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시대를 초월한 명작에서 영감을 받아 자연에 대한 사랑과 일상에서 찾는 아름다움에 대한 향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대표작을 구체적으로 표현한다고 하니 아몬드 꽃, 올리브나무, 강가의 냄새가 어땠는지 상상해봅니다. 해바라기는 대체 무슨 향으로 탄생될까요?
반 고흐의 작품은 제품으로 개발되는 단골 메뉴입니다. 워낙 많은 아트상품이 만들어져서 하나하나 꼽기 어려울 정도인데요. 압생트 향의 향수가 나왔을 때 "반 고흐가 즐겨 마셨던 마법 같은 술의 향을 담은"이란 문구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최고의 마케터가 반 고흐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번 향수 라인 런칭은 반 고흐 미술관과 최초로 협업을 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향을 제조하는 역할은 플로럴 스트리트가 전담하게 되는데 그럼 미술관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미술관의 라이센싱 매니저의 말에 따르면 미술관은 제품과 관련된 반 고흐의 일생에 대한 정보가 정확한지 감수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플로럴 스트리트는 나아가 이번 출시에 맞춰 반 고흐 미술관에서 상영할 목적으로 디지털아트를 커미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 고흐 미술관이 라이센싱을 제공하는 이번 플로럴 스트리트와의 협업기간은 앞으로 4년입니다. 올해 8월에 런칭될 이번 라인에 향수 뿐만 아니라 실내용품을 포괄하는 제품이 출시될 예정입니다.
미술작품을 향수로 해석한 제품은 이전에도 출시된 적 있었습니다. 2019년 루브르 뮤지엄이 8점의 소장작품을 바탕으로 만든 향수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협업을 통해 작품의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하고자 합니다. 미술관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과거의 예술을 현재로 불러들여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입니다. 다양한 산업과의 협업은 그런 고민을 가볍게 해줍니다. 그리고 컨텐츠와 파생상품으로 수익을 얻고 있고요.
전세계적으로 반 고흐의 작품을 상품 뿐만 아니라 경험으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활발합니다. 제주의 빛의 벙커에서 열린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와 같은 비슷한 전시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에서 주인공이 반 고흐가 그린 일렁이는 강물을 영상을 통해 만끽하는 경험을 이제 많은 곳에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분석한 아트넷의 글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만 거의 50개에 달하는 반 고흐 몰입형 디지털아트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 참 유행타지 않는 이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