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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2021 아트레터 #비기닝

Created
202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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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아트어드바이저 지연입니다.

한 주의 해외 미술 소식을 배달하는 아트레터가 왔습니다
이번 주는 정말 조용~~했답니다.
갤러리와 옥션하우스는 8월 한 달 문을 닫고, 다들 휴가를 떠난 것 같은데, 그래도 전해드릴 미술계 소식이 있을까 찾고 찾다가, 없는 뉴스를 굳이 찾아서 설명하려 애쓰지 말고, 이번엔 아트레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 써보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비기닝 처음 뉴스레터를 발행하기 시작했을 때를 떠올리면 꽤 가벼운 마음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었고, 재미있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이런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사람들을 알고 있었거든요. (관심 있으신거 맞죠?)
왠지 믿음이 있었습니다. 이런 이메일을 반겨주실 것이라고요. 처음엔 한 번이라도 만나본 사람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이었기 때문에 왠지 마음이 편했습니다. 미술을 둘러싼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는데, 짧은 만남으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이어간다는 생각으로 썼습니다.
처음에는 탈고를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메일을 완성하기까지 수십 시간이 걸리기 일쑤였죠. 주기적으로 발행할 계획도 아니었고 이야깃거리가 눈에 띄면 쓸 생각이었습니다. 첫 뉴스레터를 2월 1일에 보내고 두 번째를 2월 22일에 보냈으니 거창한 계획이 있었을리가요.
이름이나 로고를 만드는데 시간을 쓰지도 않았고 (이제는 고민을 좀 하고 있습니다만), 문장을 전달하기 가장 단순한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이메일 창 열고, 제목 넣고, 본문 작성, 발송!
#no.24 #아니벌써이번 아트레터는 제가 보내드리는 24번째 뉴스레터입니다. 지금까지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잘 알고 있는 방식으로, 잘 이해하고 있는 주제를, 스스로 정한 마감일을 지키려고 노력하며 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매 호가 전송되면 감상과 질문을 담아 보내주시는 분들 덕분이었습니다. 저도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여러 뉴스레터를 받아보고 있지만, 사실 감사 이메일을 보낸다든지 피드백을 남겨본 적이 없는데, 제게 시간을 들여 답장을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허공에 떠드는 게 아니라 실제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그럴 때면 모니터 앞에서 자세를 고쳐앉게 됩니다.
어떻게 뉴스레터를 쓰고 있나?
대단한 것은 없습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취향을 파악하거나, AI로 뉴스 채집을 하지 않습니다.
뉴스를 열심히 읽고, 그 소스를 찾아 팩트체크를 하고, 관계자에게 물어보면서 씁니다.
헤드라인을 읽고 미술 시장, 문화재, 갤러리 및 미술관 전시, 작가 동향, 경매 결과, 미술계 화제, 사건 사고 등등으로 분류하는 작업을 먼저 합니다.
기사 내용은 대체로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보도자료 원문을 읽어보고, 그 주체와 관련 인물을 살펴보는 작업을 합니다.
아티스트의 이력이나 갤러리와 미술관의 역사도 찾아보고요.
경매와 아트페어 트렌드 보고서와 분석자료도 정리해뒀다가 필요할 때 꺼내씁니다.
대체로 타임라인을 보면, 기사 분류 작업을 매일 해두다가 목요일부터 선택지를 좁혀나갑니다. 보통 6-7개 정도가 물망에 오르는데 깊이 읽어보고 가장 흥미로운 것으로 최종 선택을 합니다. 그리고 각 꼭지를 쓰기 시작합니다. 이 쓰기 작업을 업무가 없는 토요일에 주로 합니다. (주말, 안녕)
고민은 늘, 어떻게 하면 짧고 굵게 쓸 수 있을까? 입니다. 잘 안됩니다, 이게.
예술도 스포츠처럼 종목마다 스타 플레이어들이 있고 후원, 광고, 대기업이 있는 산업의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 시스템을 드러내지 않고 개별 인물이나 작품, 기관을 이야기하다보면 어딘가 초점이 맞지 않는 사진을 보는 것 같은 어색함을 느끼게 됩니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이 다가 아닌 것 같은데 잘려나간 부분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매체에서 슬쩍 넘어가는 부분까지 조금 더 파고들어 가는 글을 통해 읽는 사람의 호기심이 더욱 강해지는 재미까지 챙겨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즐겨 찾는 아트뉴스 사이트들을 아래에 적어봤습니다. 각 매체의 성격을 알고 읽으면 좋을 것 같아 (몰라도 그만입니다만) 간단하고 주관적인 배경 지식도 함께 넣었습니다.
 아트넷 Artnet은 뉴스 뿐만 아니라 갤러리 홍보 플랫폼, 자체 옥션, 가격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어 방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입니다. 그 중에서도 뉴스 섹션은 미술계 가십을 맛깔나게 전달하고 있어 매일같이 찾게 됩니다. 미술계 인싸들의 생생정보를 발빠르게 담아내는 속도감 있는 뉴스사이트입니다.
 아트뉴스 ARTnews는 1902년부터 미술잡지를 발행한 곳으로 폭넓은 아카이브를 갖추고 있습니다. 앤디 워홀 컬렉터로 유명한 피터 브랜트가 워홀이 발행하던 Interview 매거진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의 잡지 사업의 지형도를 바꿔놓았습니다. 미술전문잡지 Art in America 와 ARTnews 를 차례로 인수하여 두 회사를 하나로 합병한 후 2018년에 매각해 현재의 쌍두 구조가 되었습니다. 성격이 달랐던 두 잡지가 한 모기업을 갖게 되면서 정체성이 다소 희미해졌지만, 여전히 탄탄한 보도력을 보여주고 있어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아트포럼 Artforum은 '다들 구독하고 있어도 다 읽는 사람은 없다'는 우스개소리가 나오는 전설(?)의 잡지입니다. 그만큼 묵직한 글을 담은 종이 잡지로 유명하지만 온라인 버전의 기사는 힘들이지 않아도 읽을 만 합니다.
 아트뉴스페이퍼 The Art Newspaper는 런던을 기반으로 한 컨트리뷰터가 다수를 차지하고 유럽 곳곳에 특파원을 두고 있어 유럽 미술계의 동향을 잘 담아냅니다. 특이한 것이 있다면 빈센트 반 고흐 관련한 사건, 행사, 연구와 새로운 발견을 꾸준히 기록하는 반 고흐 칼럼이 고정 메뉴에 들어있습니다.
 아트시 Artsy의 글은 뉴스 전달 보다는 섹션의 이름처럼 에디토리얼 성격이 강합니다. '요즘 인기 상승중인 XX 명의 작가', 'OO 아트페어에서 주목할 부스 XX 곳' 같은 기획 기사와 미술사를 요즘 시각으로 다시 읽는 종류의 글이 자주 등장합니다.
뉴욕 타임즈, 엘에이 타임즈, 뉴욕 매거진, 가디언, 월스트리트 저널, 블룸버그 미디어와 같은 언론사의 문화예술면 역시 참고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초점이 되는 작품과 전시, 아티스트와 관련 인물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노출이 잦은 이름들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해두고 있는데요. 그런 면에서 팟캐스트를 챙겨듣고 있습니다.
구독하고 있는 팟캐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에피소드를 다 듣지는 않습니다;;)
The Art Angle The Week in Art Hyperallergic Talk Art Bad at Sports  Artist Decoded
이것저것 너무 많아서 다 찾아보기 숨이 차신다면, 걱정마세요, 제가 다 읽어보고 들어보고 재밌는 것만 알려드릴게요.